노파에게 아름다움을 파괴하라 명하는 시간 - 폼페오 바토니
노화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폼페오 바토니의 작품은 이런 인간의 자연스럽고 지위고하를 막론하여 모든 사람이 피해갈 수 없는 이런 현상을 작품에서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작품에서 시간을 관장하는 신 크로노스는 젊고 아름다운 여인의 아름다움을 거두라 명한다. 근육질의 몸을 가진 노파의 손은 여인의 얼굴로 다가가고 여인은 자신이 아름다움을 앗아가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느껴진다.
오늘의 소네트 #60 - 나는 시간에 맞서리라
자갈이 깔린 해변에 파도가 밀리듯이,
우리들의 시간도 순간마다 종말로 향하고 있다.
Like as the waves make towards the pebbled shore,
So do our minutes hasten to their end,
밀리는 파도는 앞서간 파도와 자리를 바꾸고;
차례를 다투며 앞을 향해 경쟁하고 있다.
Each changing place with that which goes before;
In sequent toil all forwards do contend.
갓 태어난 아기는 빛의 파도 속에 태어나서
기어가며, 성장하고 어른이 되는데, 정점에 도달하면,
흉측한 그림자가 영광스런 빛에 도전하고,
시간이 주었던 것을 지금은 파괴하려고 한다.
Nativity, once in the main of light,
Crawls to maturity, wherewith being crowned,
Crooked eclipses 'gainst his glory fight,
And Time that gave doth now his gift confound.
시간은 청춘의 화려했던 분칠을 꿰뚫고 들어가
아름다운 이마에 거듭되는 주름을 깔면서,
완벽했던 자연의 모습을 해치고 있다.
Time doth transfix the flourish set on youth
And delves the parallels in beauty's brow,
시간이 휘두르는 큰 낫을 피할 길은 없다.
And nothing stands but for his scythe to mow.
그러나 나의 시(詩)는 시간의 잔혹에 대항해서,
희망에 넘친 세월을 살아가며 그대를 찬양한다.
And yet to times in hope my verse shall stand,
Praising thy worth despite his cruel hand.
10대, 20대, 30대, 40대... 세월이 흐르는 것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아름다움은 영원하지 않다. 결국 시간이라는 잔인한(?) 흐름 속에서 외관의 아름다움은 잃을 수 있다.
셰익스피어 소네트 #60에서 '시'를 통해 (현실세계에서는 다른 무언가가 될 수 도 있을거라 생각한다.) 영원할거라 한다. 이는 위대한 유산이고 후대의 후대의 후대를 걸쳐 지나간 시간 속에서 잊혀지지 않고 영원히 존재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30대에 접어들며 노화가 되는 모습을 보고 몇년만에 보는 친구, 지인을 보면 세월의 흐름에 대한 회의가 느껴질 때가 있다. 누군가는 현대의학의 도움(?)을 받아 비싼 돈을 써서 시술을 받아 회춘(?)한 경우도 있다. 반면 누군가는 세월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외모도 스펙이라는 현대사회에서 세월의 흐름을 역행하는 이들은 자본이 스펙이라는 것을 나타내는 거이 아니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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